Monday, July 27, 2009

자책 & 가을, 하늘, 의자, 그리고 여유

이철원 청년의 시입니다.

자책(自責) -이철원
하늘 구름 움켜지어
빨 파란 빛 그려내는데
나는 눈을 감아버려라

교회종 제몸 쳐
눈물 감사 찬양하는데
나는 귀를 막아버려라

뜬 눈이 기적인데
내일은 없으려나
자리에나 누워버려라

염통은 피를 토해도
멈출 줄을 모르거늘
감사따윈 잊어버려라

어느 봄날 눈의 충고에도
새파란 청춘 주검의 경고에도
눈 감고 누우련가
귀 막고 잊으련가

날 어둡고 해 뜨지 않아도
무지자들은 거칠 것 없는데
하얀피 뛰는 자신이여
그대는 내일을 잊지마라


가을, 하늘, 의자, 그리고 여유-이철원
토요일 오후 세 시
어김없이 의자에 앉았습니다.
따갑게 쪼아되던 햇볕은 이제
포근하게 감싸안는 햇볕이 되었습니다.
토요일 오후 세 시
어김없이 의자에 앉았습니다.
잠이 들었냐는 물음에
입술이 살며시 미소를 그려냅니다.
멀리 시계추에 목맨 차들이 꼬리를 뭅니다.
그러나 나의 하늘은 한결같이 고요하고
나의 나무들은 한결같이 살랑입니다.



No comments:

Post a Comment